로딘 경이 총통으로 가고, 알리스가 이끄는 특전단, 특급 전사단이 팜린 왕부로 떠났다. 울트라급 이상의 전사들 100명으로 구성된 특전단. 미르의 직속 부대이기도 한 특전단. 그런 부대를 보냈다는 의미는 미르가 친정하겠다는 의미였다.
스타베팅 있어 봐야 답도 없고...’
사실 두려웠다. 다시 한번 무의식 세계로 진입하고 싶은 열망이 피어난다. 그건 강력한 중독이다. 우주의 신비에 취하는 중독. 다른 한편으로는 광대한 우주에 자신의 사고가 갇히는 일. 그걸 떨쳐버리는 어떤 일을 해야만 한다. 미르는 그렇게 생각했다.
두두두!
하늘에 전투기 한 대가 떠 있었다. 미르가 탄 전투기. 그리고 지상에서는 알리스가 이끄는 특전단이 달린다. 목표는 토이치 서부 최대 도시인 ‘이르크.’
“마적단이 벌인 짓인데, 일을 너무 확대하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마적단? 너라면, 어떤 놈이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느냐? 그곳은 양국이 대치한 곳이다. 우리가 아니라면, 그런 짓을 한 놈은 저기 저 도시에 웅크린 놈이 분명하겠지. 아니면 배후에 토이치 왕이 있거나. 이건 도발이다.”
“그럼, 토이치 왕국까지 평정하실 생각이십니까?”
“일단 저 도시를 점령하고 나면, 반응이 오겠지. 그건 그때 생각하자고.”
콰앙!
전투기 공격이 시작되었다. 성문이 폭발하면서 사라지고, 그 사이를 특전단이 돌격한다.
“대항하는 자는 다 죽여라.”
서걱! 쾅. 쾅!
소드 마스터와 울트라급 전사들. 이런 강자들만 모아 놓은 집단이 또 있을까? 상대의 병사들이 집단으로 쓰러진다. 파죽지세. 순식간에 서문을 돌파하고, 중앙의 내성까지 돌파했다.
“적이다. 막아라. 컥!”
악을 쓰며 외치던 상대의 지휘자가, 알리스의 1초도 감당하지 못하고 목이 잘려 쓰러지는 모습은 비현실적이다. 북방의 전사들이 겁을 먹고 물러선다. 그 틈을 기마대가 돌파한다.
쾅. 쾅!
“크아악! 악마들이다.”
“도망가라. 컥!”
아비규환. 도착하고 1시간. 내성이 장악당하는 시간이다. 그 이후는 내부 숙청이 시작되었다.
“살려주십시오. 저는 그저...”
서걱!
성주와 그 일족들의 목이 잘려서 성벽에 효수된다. 그 아래에는 ‘마적단을 조직하고, 유목민 부족을 이유 없이 학살한 살인죄로 사형에 처함. 미르 대칸.’이라는 푯말이 걸렸다. 도시 전체가 공포 분위기로 살벌하다.
“1급 전범으로 사형! 쾅!”
알리스는 도시의 주요 지도자들, 관리들을 전부 처형해 버렸다. 그리고 토지 개혁과 세금 감면을 골자로 하는 칙령을 내렸다. 지도층을 전부 죽여버리고 군정을 실시한다. 이제 성민들을 포용할 차례. 가장 좋은 방법이 토지 개혁과 세금 감면 정책이다. 당연히 여론은 찬반으로 분리되었지만, 어느 곳이나 하층민이 더 많으니, 찬성쪽이 더 우세하다.
“젊은이들을 징집하라.”
미르가 도착해서 보고받은 후에 내린, 첫 번째 명령이다. 계급사회에서 가장 빠른 신분 상승 방법은 군인이 되는 것이다. 군대에서 진급은 곧 사회 계층의 변화를 의미한다. 하층 계급을 변화시키는 정책의 일환이고, 또 다른 정치적 포석이다. 타국의 군대가 지시하면 무조건 반항심이 일지만, 같은 동족이 지시하면 그런 저항이 줄어든다. 그건 타국의 침입이 아니라, 자체 혁명에 의한 정권 교체가 되기 때문이다.
“하나!”
“악!
“젊은 전사의 목소리가 그것밖에 안 나옵니까? 하나 하면, 우리는! 둘 하면, 이르크의 전사다.를 외칩니다. 마음에 들 때까지 합니다. 제군들의 기백을 보겠습니다. 하나!”
“우리는!”
“둘!”
“이르크의 전사다.”
“그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지금보다 더 크게, 10배는 더 크게 합니다. 그래서 저기, 내성에 계시는 알리스 칸님이 들을 수 있도록 더 크게 합니다. 알겠습니까?”
“예에!”
20만의 대도시에서, 18세 이상, 35세 이하의 모든 남자를 강제로 징병했다. 5만여 명. 출신 구분 없이 징병했다. 그래서 해체되었던 병력이 다시 입대한 경우도 있었고, 노예 출신도 입영한 경우가 있었다. 이런 병력을 하나로 만들어 전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강력하게 통제해야 한다. 그래서 특전단이 임시 지휘관이 되어서 훈련을 진행 중이다. 지금 5, 6군단이 오고 있었지만, 다음 전투에서는 이들을 선두에 내세울 예정이다.
한편, 토이치 왕성.
“뭐? 이르크가 점령당했다고? 위사르는 뭐하고? 죽어? 당장 군대를 소집하라. 내가 친정하겠다.”
“아니 됩니다. 지금은 화친해야만 합니다.”
“뭐라? 이놈이 미쳤구나. 영토를 잃고서도 화친하자는 말이 나오느냐?”
“왕위가 먼저입니까? 영토가 먼저입니까?”
“······”
지금 도망간 왕자로 인해서, 제국의 파시아 왕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었다. 국경선에 병력을 증강한 상태. 그런데 반대편 미르 왕국과 전쟁을 시작한다면, 양면으로 전쟁을 해야 한다. 그건 왕국의 멸망이다.
“상대를 도발한 행위는 위사르 족장이 잘못한 일입니다. 상대는 마적단을 상대하지 않고, 바로 이르크를 공격했습니다.”
“그래서? 어찌하자는 말이냐?”
“제국은 파시아 왕을 도울 처지가 못 됩니다. 이참에.”
이들은 엉뚱한 생각을 한다. 제국의 비옥한 영토를 노리는 것이다. 사실 그들은 몇백 년 동안 남으로 진출하고자 끊임없는 시도를 했었다. 파시아 땅도 그들이 장악했다가 빼앗긴 영토. 이르크와 파시아를 비교한다면, 당연히 파시아가 더 탐이 난다.
“아란 공주? 그래, 여긴 무슨 일로 오신 거요?”
토이치 왕이 보낸 화친을 청하는 사신단에 공주가 포함되었다. 저들의 화친 방법은 항상 이런 식이다. 공주를 희생시키거나, 인질로 넘기면서 화친을 청한다.
“전하께서는 위사르의 만행을 보고 받으시고, 매우 노하셨어요. 팜린 칸을 이르크 성의 통치자임을 인정하시면서, 부마로 삼고자 저를 보내셨어요.”
저들의 반응이 재미있다. 저 여인은 미르의 존재를 모르는 걸까? 아니면 팜린의 칸이 된 폴을 치켜세워서, 자신과 싸우도록 유도하려고 저러는 걸까?
“알았다. 물러가서 대기하라.”
공주가 갸웃하다가 물러난다. 미르의 반응이 이상하다고 여기는 듯하다. 미르는 폴을 불렀다. 팜린의 왕부보다 이곳이 더 큰 곳이다. 왕부를 이곳으로 옮기라고 지시할 생각이다.